지난달 27일 개막한 화순 국화향연이 17일간의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하지만 국화 향기와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국화향연은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국화향연 기간동안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은 수십만명이다. 화순의 대표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잔칫날에 듣도 보도 못한 웬 위원회가 화순농특산물유통회사 출자금 보상약속을 촉구하는 집회천막이 들어섰다. 화순 국화향연이 펼쳐진 남산공원 입구에는 ‘화순유통출자금 완전보상 약속이행촉구 서명’을 받는 등 천막집회가 열리고 있다. 그런데 몇일째 텅빈 집회천막?

그 실체는 ‘구충곤 군수 출자금 원금보상약속이행촉구위원회’다.

왠지 위원회 명칭부터 구린 냄새가 풍긴다. 이 위원회는 국화향연이 개막하자마자 다음날인 28일 집회천막을 설치했다.

이 집회천막은 국화향연 개막전인 지난달 23일 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마쳤다고 한다. 아마도 잔칫날인 국화향연 축제를 내심 벼렸던 모양이다. 불순한 속내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위원회의 주장은 이렇다. 구충곤 군수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군수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던 화순유통출자금 전액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집회의 시기와 방식 등을 둘러싸고 지역민들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지역민이 국화로 똘똘 뭉친 축제 속에서 국화향연이 열리는 남산공원 입구에 미심적인 집회천막을 설치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법적인 철자를 조용히 진행하고 있는 위원회도 있다. 현재 화순유통 소액주주 손해배상 소송 추진위원회(위원장 김규종, 이하 소추위)는 출자자 피해 주주들의 의견을 모아 피해보상에 따른 소장 접수 등 법적절차를 밟고 있다.

소액 피해주주 3,319명이 소장을 접수해 전체 주주 중에 80%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 대부분이 소추위에 모여 활동하고 있어 해결책을 찾기 위한 구심점이라 할 수 있다.

반대로 집회천막을 벌이고 있는 ‘구충곤 군수 출자금 원금보상약속이행촉구위원회’는 최근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달초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 위원회는 이번 천막집회가 대외적인 첫 행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같이 화순유통과 관련해 소추위가 이미 출범해 소송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또 다른 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을 두고 지역사회에서 이러저런 ‘썰’이 무성하다.

구충곤 군수의 입장에선 불편한 ‘화순유통 출자금 보상 공약’건을 꼬집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쟁점화 또는 이슈로 부각시킬 것이 분명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잔칫날에 서로 화합하고 소통하는 마음으로 지역 이미지를 쇄신하는데 힘을 모아도 부족할 판이다. 또 외지 관람객들이 많이 찾은 축제장 입구에서 화순 이미지를 먹칠하고 군수를 망신주기 위한 집회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때문에 천막집회에 대해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 굳이 집회를 하려면 군청광장 또는 광덕사거리 등 다른 장소가 많다.

그런데 국화축제로 군민과 외지인들의 왕래가 많은 축제장 앞에서 그것도 잔칫날에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 게다가 할머니들을 동원해 출자금 전액보상을 촉구하는 전단지를 살포해 더욱 의문을 부추기고 있다. 집회의 자유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시기와 방식 등에 있어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얘기다. 배후설로 온갖 의혹과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다. 요즘 세상에 무식함이 용감할 수는 없다.

오직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군수를 깎아내리고 망신을 주기위한 것이 아니라면 군청 앞으로 가는 것이 옳다.

이젠 화순이 전국적인 망신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화순(和順)의 지명처럼 화순은 온화하고 순한 양이다. 분열과 갈등없는 화합의 화순을 기대해 본다.


편집국장 김성권 ksg5726@m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