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수출했던 불법 쓰레기가 국내로 반입돼 국제적 논란이 된 가운데 베트남에 재활용 쓰레기를 수출하려다가 수출길이 막히자 인천항 석탄부두에서 ‘청정’ 화순 지역에 불법투기를 하려던 재활용 A업체가 적발됐다.

특히 화순군은 인천항에서 불법쓰레기를 실은 차량이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화순으로 이동한다는 긴박한 제보를 받고 경찰에 연락해 치밀한 공조수사 끝에 적발, 발 빠른 초동대처로 큰 피해를 막았다.

정부가 불법쓰레기로 국제적 망신을 사자, 수출용 쓰레기에 대해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사실상 ‘올 스톱’ 방침을 정해 수출이 사실상 어렵게 되자 업체들이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화순군에 따르면 A업체가 지난 2일 동면 언도리 일원에 임대한 창고에 불법으로 폐비닐과 폐어망 등을 야적하는 현장을 적발해 행정조치를 취하는 등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A업체는 24톤 트럭 4대로 폐비닐 등 쓰레기 107톤을 반입, 동면 언도리 하차지 현장에서 적발했으며, 해당 업체에 연락해 인천항으로 돌려보냈다. 이와 함께 군은 3일 인천 중구청에 A업체와 불법쓰레기 차량들을 인수인계했다.

이에 앞서 이 업체는 여수와 순천 등에서 수거한 폐어망 등 200톤을 불법으로 야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전북 남원에 소재하고 자원순환시설 재활용면허를 가지고 있는 A업체가 지난 3월 1일 동면 언도리 한 창고에 쓰레기를 야적하기 위해 부지를 임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화순군이 이번에 불법쓰레기 업체를 적발하기까지는 시민의 제보가 큰 역할을 했다.

군은 지난 2일 오후 2시께 인천항 석탄부두에서 베트남으로 수출하려던 폐비닐 등 재활용 쓰레기를 25톤 트럭 26대에 나눠 실은 차량이 화순으로 이동한다는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한 시민의 제보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화순군은 제보를 받은 후 화순경찰에 긴급히 연락해 차량의 이동경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면서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화순군 환경과 직원과 경찰은 정확한 쓰레기 하차지를 확인하기 위해 CCTV통합관제센터에서 동면으로 들어오는 주요 지점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후 이날 저녁 8시께 동면 언도리 하차지 현장에서 붙잡았다.

군은 경찰과 합동으로 현장을 급습해 폐기물을 하차하던 28톤 덤프트럭과 집게차 운전자, 현장에 진입하려다 도주를 시도하던 24톤 트럭 운전자를 현장에서 잡았다.

이같이 화순군과 경찰, CCTV관제센터 등 유기적인 공조수사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화순군은 A업체가 베트남으로 재활용 쓰레기를 수출하려다가 ‘필리핀 쓰레기 사태’로 수출길이 막히자 이곳을 쓰레기 처리장소로 선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순군청 환경과 민영애 팀장은 “폐기물 불법 반입 지시자에게 반입한 폐기물을 반송하도록 조치했다”면서 “이번 일은 시민의 제보로 큰 피해를 막아 다행이다”며 외부인에게 창고나 토지를 임대해 줄 때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폐합성수지류 폐기물법에는 허가를 받은 정해진 장소가 아닌 곳에 불법으로 야적했을 경우 행정처분 등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화순경찰은 A업체를 상대로 폐비닐 쓰레기 야적 등 불법행위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소윤 기자 mire5375@hanmail.net        정소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