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불로 유명한 운주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인돌유적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적벽과 함께 떠오르는 화순의 먹거리 중의 하나가 흑염소요리다.

화순읍 삼천리에 위치한 ‘약산흑염소가든(이하 약산가든)’은 화순의 대표적인 '흑염소 요리' 전문점으로 알려져 있다. 1994년 문을 연 약산가든으로 부터 흑염소음식의 대중화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산가든에서 사용하는 흑염소 고기는 전남 장수와 약산, 전북 순창 등지의 산에서 방목한 국산 흑염소만을 사용해 신선도가 뛰어나며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정겨운 분위기에 묻어나는 푸근함>
살다보면 때론 특별한 격이 없이 그저 정(情)을 나누고 싶은 때가 있다. 오랜만에 만나도 허물없을 어린 시절 배꼽친구와의 만남이나 인생의 고락을 함께해 온 동료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때가 바로 그러하다.

그럴 때는 정갈하고 뚝 떨어지는 깔끔한 인테리어의 고급 레스토랑, 고급테이블보다 푹 퍼질러 않아 아무렇게나 벽에 기대고 않을 수 있는 방바닥이나 척하니 팔 괼 수 있는 밥상머리가 더 편안하고 아늑한 법이다.

약산가든은 그 예스러우면서도 정겨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분위기만이 아니다. 사계절 변함없는 맛은 우리네 전통 토속음식의 맛을 내기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어머니의 손맛 그대로다.

하릴없는 세월의 덧 없음에 지쳐간다고 느낄 때, 각박한 세상사에 지쳐 한숨을 털어놓고 싶을 때, 풍요롭지는 않지만 가슴 따뜻했던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 어머니의 손맛, 할머니의 손맛이 살아 잇는 약산가든으로 가보자.


<흑염소 본연의 맛은 탕>
약산가든의 대표 메뉴는 샤브샤브, 육전, 숯불구이, 수육, 전골, 탕, 주물럭 등이다. 이중 흑염소 본연의 맛을 가잘 잘 느낄 수 있는 메뉴는 흑염소 탕이다.

흑염소 탕은 흑염소 뼈를 오랜 시간 우려낸 국물에 고기를 섞어 찹쌀가루, 녹두가루, 들깨가루와 토란대, 깻잎 등을 넣어 끓여 내면서 전라도 특유의 진한 감칠맛을 낸다.

고기와 야채는 초고추장과 들깨가루를 섞은 소스에 찍어 먹고 검정쌀을 넣어 지은 돌솥밥과 함께 진한 국물을 함께 먹다 보면 입 안 가득 구수함이 번진다.

<입맛 당기는 육전과 숯불구이>
흑염소 고기를 얇게 썰어 갖은 야채와 섞여 만든 육전은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어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 뿐 아니라 어른들의 입맛도 사로잡으면서 별미로 사랑받고 있다.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수육도 이집만의 별미다. 갖은 양념에 버무려 잘 숙성시킨 고기를 숯불에 구워 야채와 곁들여 먹는 숯불구이는 구수한 향이 먼저 코끝을 감싸면서 입 안 가득 즐거움을 준다.

고추장과 갖은 재료를 넣어 만든 약산가든만의 비밀 양념을 섞어 보글보글 끓여 먹는 전골은 흑염소의 담백한 맛을 느끼기에 그만이다.

<삼지구엽주를 아시나요!>
정력에 좋다는 삼지구엽초로 주인장이 정성을 다해 담근 삼지구엽주는 약산가든의 또 다른 자랑이다. 삼지구엽주를 먹기 위해 약산가든을 찾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매일 새로 담그는 배추 생김치와 제철에 맞춰 버무려내는 겉절이, 깊은 맛이 살아있는 젓갈 등 많지만 않지만 정갈한 밑반찬은 약산가든에서의 식사를 더욱 즐겁게 한다.

흑염소가 입맛에 맞지 않는 이들을 위한 청둥오리 전골과 주물럭도 준비돼 있다.


<전라남도 음식명가 약산가든>
약산가든은 전라남도 음식명가로 지정돼 화순뿐 아니라 전남의 자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양평에 지점을 내면서 수도권 시민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1994년부터 20년 가까이 화순에서 약산가든을 운영하고 있는 이신영 사장은 “전국에서 소문을 듣고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다”며 “우리 약산가든을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대접해 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흑염소에는 인체에 필요한 칼슘이 소, 돼지 닭에 비해서 10배 가량 들어있으며, 다른 동물에는 없는 토코페롤 (비타민E)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 토코페롤은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게다가 지방이 적고 단백질, 칼슘, 철분 등이 많이 들어있어 허약한 사람의 기력 회복에 좋으며, 임산부, 여성, 노인, 성장기 어린이의 보양식으로 좋다. 지방이 적고 고기가 연해 소화 흡수율도 매우 높다.

《본초강목》에는 ‘원양을 보하며 허약한 사람을 낫게 하고 강정에 좋으며, 두뇌를 차게 하고 피로와 추위를 물리치고 위장의 원활한 작용을 도와 마음을 평온케 다스리는 보양제 역할을 한다’고 적혀 있다.

화순 약산흑염소가든 : 전남 화순군 화순읍 삼천리 505-11 (061-373-9293)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