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읍의 중앙에 위치한 ‘남산’은 매년 10월이면 각양각색의 국화 옷을 입는다. 꽃이 많아 ‘꽃등’이라고 불리던 남산, 꽃 ‘화’와 뫼 ‘산’자를 써서 ‘花山’이라고도 불리던 남산이 수천만송이 국화꽃으로 단장하고 꽃잔치를 펼친다.

수십여종의 국화가 내뿜는 진한 향기는 수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면서 ‘화순 도심 속 국화향연’을 대박으로 이끈다.

조영순 화순군농업기술센터장에게 화순국화향연은 미안함이자 설렘이다. 10여일간의 꽃잔치를 위해 1년이 넘는 시간을 주말과 휴일도 반납하고 국화를 가꾸며 구슬땀을 흘리는 직원들에 대한 미안함과 국화를 보며 즐거워할 이들을 기다리는 설렘의 엇갈림이다.

화순국화향연에 선보이는 국화 조형물의 대부분은 화순군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의 손으로 만들어진다.

어떤 조형물을 만들것인지가 정해지면 뼈대를 만들고, 뼈대가 보이지 않도록 조형물 사이사이 촘촘하게 국화를 가꾸는 일은 오롯이 직원들의 몫이다.

매년 10월 열리는 국화꽃잔치를 위해 센터 직원들은 15개월전부터 국화를 가꾼다. 센터 직원들에게 화순국화향연은 시작도 끝도 없는 진행형이다.

조영순 소장은 “직원들 모두 축제가 시작되기 전에는 행여 더위나 추위에 국화가 상할까, 조형물에 심어진 국화의 가지가 중간에 부러져 제 모습을 잃을까 마음을 졸인다”며 “휴일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국화를 가꾸는 직원들에게 늘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한다.

화순국화향연의 성공을 위해 흐즐근한 작업복을 입고 육묘장으로 향하는 직원들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프단다. 하지만 ‘국화향연의 성공을 위해서는 잘 가꿔진 국화가 필수’라며 웃음짓는 직원들이 너무나도 고맙다고.

1년 넘게 공을 들이며 가꾼 국화가 남산을 가득 채우고, 국화의 진한 향과 자태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방문객들을 대할 때면 그동안의 마음고생 몸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진단다.

조영순 소장은 “화순국화향연은 센터직원들이 1년 넘게 가꾼 국화들을 선보이는 전시장이자 화순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자리다”며 “해마다 다른 옷을 입는 남산에서 진한 국화향을 맡으며 가을의 정취를 듬뿍 느껴 달라"고 당부했다.

박미경 기자 mire5375@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