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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4일(금요일)

지강 양한묵 선생, 혼과 열정을 기리다

3.1절 맞아 독립운동가를 찾아서
민족대표 33인 중 호남출신으로 유일하게 참여
57세에 옥중서 생 마감…의연한 민족기상 표상
독립운동 천도교대표로 서명…화순 앵남에 안장
2009. 03.20(금) 17:07확대축소
양한묵의 묘

3.1운동 당시 33인의 한 사람인 지강 양한묵 선생은 1862년 해남 옥천에서 태어났으며, 호남인으로는 유일하게 민족대표로 참가했다.

민족주의자들 중 친일파로 변절한 경우도 많으나 3.1만세 주동자로 투옥된 후 일경의 가혹한 고문에 옥사할 때까지 의연한 민족기상의 표상으로 제자리를 지켰다.

따라서 본보는 제90주년 3.1절을 즈음하여 지강 양한묵 선생의 삶과 동학과의 인연 등을 통해 그의 삼일운동 정신을 되짚어 본다. <편집자 주>


◇청년기의 삶

호남인으로는 유일하게 3.1운동 33인 민족대표로 참가한 지강 양한묵 선생은 1862년 해남 옥천면 영계리에서 출생했다.

양한묵(1862-1919)은 철종 13년 옥천면 영춘리에서 아버지이자 한학자인 상태씨의 3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곳에서 사서삼경 등 한학을 공부해 7살에 천자문을 익힐 정도로 총명했다.
그의 10대조 할아버지가 화순 능주에서 해남으로 이거한 후 300여 년을 해남에서 살아왔다.

특히 어머니인 낭주최씨에게는 특별한 일화가 전해오고 있다.
그녀의 나이 19세 때인 1857년에 가족들과 상의하여 대대로 전해내려 오던 집안의 노비를 해방 시킨 것.

노비도 자유롭게 생활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들을 풀어준 것이다.
양한묵이 19세가 되던 1881년 해남을 떠나 화순군 능주로 이사 올 때까지 그가 공부한 양씨 문각 ‘소심제’는 그의 후손들에 의해 사랑방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는 20세에 풍산홍씨와 혼인해 나주시 남평읍 송촌으로 이주했다.

◇동학과 맺은 인연

1894년(고종 31) 늦은 나이인 31세에 관직에 입문했다.
양한묵은 2년 후에 탁지부 주사에 임명돼 선조의 고향인 화순 능주 세무관으로 부임해 했으나 개화기의 신문명을 공부하기 위해 3년 만에 관직을 그만두게 된다.

당시 국내사정은 일제의 침탈과 러시아의 내정간섭이 가속화 됐으며 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국운은 쇠약해져 가고 있었다.

1902년에 지강은 일본 나라현에서 민족주의자 손병희, 권동진, 오세창 등을 만나 천도교(동학)에 입교, 본격적인 독립운동에 투신 한다.

특히 동학농민전쟁 당시 농민군을 구출한 바 있던 양한묵과 농민군에 참여했다가 동학의 제3대 교주인 손병희와 정식으로 인연을 맺게 된다.

치욕적인 '한일의정서'가 1904년에 체결되고 러.일 전쟁에 승리한 경의.경원철도 부설, 황무지 개간 등 노골적인 침탈행위를 하게 된다.

이때 양한묵은 이준 등과함께 '공진회'를 조직 '일진회'와 맞서 싸우고 이용구 등이 변절하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헌정연구회'를 결성, 후에 '대한자강회'로 발전한다.

1905년 11월에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양한묵은 독립운동 방향을 천도교 쪽으로 바꾸고 천도교중앙본부를 결성해 우봉도에 취임 반일구국투쟁을 열정적으로 벌였다.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밀사로 파견된 이중열사의 죽음에 통한의 눈물을 흘린 양한묵은 천도교 직무도사가 돼 독립운동의 대중적 확산의 기반을 닦았다.

한편 그는 호남학회에도 참여했다. 호남학회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호남출신 인사들이 신학문의 교육을 위해 조직된 단체였다.

이기, 고정주, 강엽, 백인기, 나인영, 윤주찬 등 계몽적인 개신유학자들과 전직 관료들이 적극 참여했다.

또한 양한묵은 1909년 12월 말 일제경찰에 의해 전격 체포됐다. 이재명 등이 매국노 이완용을 저격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사건에 연루돼 약 3개월 동안 감옥에 갇혀 있다가 풀려났다.

◇천도교 교리편찬에 힘써

양한묵은 천도교 교리의 제정이나 교리의 해설에 탁월한 솜씨를 발휘하였다.
사림이 곧 하늘이다(人乃天)라는 천도교 교리의 핵심사상 역시 그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그는 천도교회월보와 교리부 난에 천도교의 교리 해설을 자주 게재하여 일반인의 이해를 도왔다.

또 그는 교리강습소와 사범강습소를 개설하여 신도의 자제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906년에 집강 진리과장겸우봉도, 8~9년에 현기사장 법도사, 10년에는 진리관장, 그리고 이듬해에는 직무도사를 지내다가 삼일운동을 주도했다.

천도교의 대표적 이론가로도 평가받고 있다.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인 중에 양한묵은 천도교계 대표 15명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다.


◇옥중서 생 마감

민족대표 33인의 한사람으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양한묵은 1919년 3월 1일 서울 인사동 태화관에서 독립선언과 독립만세를 하였다는 이유로 체포돼 같은 해 5월 16일 57세의 나이로 서대문 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 후 지강 선생의 유해는 서울 수유리에 안장되었다가 3년후인 1922년 화순읍 앵남리로 이장되어 관리해 오고 있다.

옥사한지 73년만에 그의 고향인 해남 옥천면에는 순덕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1962년 대한민국 건국공로 훈장 복장(현 건국훈장 대통령상)을 추서했다.

국가보훈처는 광복회·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3·1운동 민족대표로 옥중 순국하신 양한묵 선생을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한편 화순군은 2010년 지강 양한묵선생 유적 현창사업을 위해 광주지방보훈청에 국비 11억8천500만원을 지원요청 순국선열의 애국정신을 높이 기리고, 계승·발전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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