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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4일(금요일)

예술적 생명 창출…그림세계 ‘독보적’

서양화단의 거목 오지호…한국 자연미 풍정미 표현 주력
향토적 분위기 색채 맞춰 '아름다움을 추구한 회화' 평가
34점 국립현대미술관 기증, 대표작 '사과밭' '추광' '항구'
2009. 04.06(월) 11:13확대축소

호남지역 미술계의 자존심이자 한국이 자랑하는 화가 오지호(吳之湖.1906~l982).
특히 한국서양화단의 개척자이자 국내 인상주의회화의 거두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야수파 화풍을 이 땅에 뿌리내린 화백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본지는 인상주의 화법으로 한국의 자연미와 풍정미 표현에 주력한 그의 예술 세계를 되짚어 봤다. <편집자 주>



◇한말 보성군수 막내아들로 출생
화순출신의 서양화가 오지호. 본관은 동복(同福)이며 본명은 점수(占壽)이다.
그는 한말에 보성군수를 지낸 재영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부유한 지주 집안의 여건으로 전주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가 서울로 가서 휘문고등보통학교에 편입해 1924년 졸업했으며 일본의 동경미술학교 서양학과에 유학하며 1931년 졸업을 하게 된다.

◇자연주의 수법 유화 화폭에 담아
오 화백은 그 직후 서울에서 김주경 등과 양화단체 ‘녹향회’ 동인이 되어 사실적 자연주의 수법의 유화를 발표했다.
1935년 무렵부터는 김주경과 함께 프랑스 인상과 작풍의 신선하고 밝은 색채 구사로 한국의 자연미와 풍정미 표현에 열중했다.
아울러 색채미와 빛의 표현을 본질로 한 순수 회화론을 주장하기도 하였고, 1938년 자비로 출판한 <오지호.김주경 2인 화집>은 한국양화사의 인상과 존재감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8.15광복 직후 1948년부터는 광주에 정착해 조선대학교 미술과 창설에 참여하여 1960년까지 교수로 재직했고 호남지역 양화계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년기 이후의 작품 활동은 인상주의 미학을 소화한 독자풍의 생동적인 필치로 풍부한 색채현상의 풍경화를 주로 그렸다.
말년에는 유렵여행의 감흥을 분출시킨 자유분방한 필치의 작품도 많이 남겼다.
1960년 이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추천작가,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을 역임하였고 1973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 1977년에는 예술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품활동 이외에 자신의 예술이념과 사상을 이론적으로 발언한 '구상회화선언'(1959) 등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1968년에 논문집 '현대회화의 근본문제'를 출판했다.
1982년 교통사고 휴유증으로 사망한 뒤 미망인이 유작 34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였다 대표작으로는 '사과밭' '추광' '항구'등이 있다.

◇오지호의 그림세계 3기로 나눠
평론가들은 오지호의 작품세계를 한마디로 '아름다움을 추구한 회화'라고 말한다.
평소에 '회화는 빛의 예술이고 태양에서 생겨난 예술이므로 그림은 생명력을 지닌 순수미술이어야 한다'고 말한 오지호의 그림세계는 3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동경미술학교 졸업부터 1950년까지 전기의 그림은 사실적 시각에 입각해 조국의 자연을 밝고 맑은 색조로 아름답게 그려냈다.
속칭 인상주의 그림이라 할 수 있는 이시기의 작품들은 빛과 색채로서 자연을 표현하고 거기에 예술적 생명을 창출해 내는 그림세계를 보여주었다.
'남향집' '처의상' '포구'등 전기의 이 작품들은 한결같이 투명하고 눈부시게 밝은 색채와 필선으로 이뤄졌다.
특히 '사과밭'은 사과꽃과 잎의 색채혼탁을 피하기 위해 점묘법을 사용, 5월의 태양빛 아래 만개한 사과밭의 아름다움을 수려하게 보여주고 있다.
50년 무렵부터 59년까지의 중기 그림들은 전기와는 달리 변형이 심했다.
화면이 단순화되고 변형돼 능숙한 필치가 엿보였다.
'추경' '창가의 꽃' '카토리아' 등이 이 시기의 작품으로 볼 수 있다.
1960년 이후 말기의 그림세계는 중기에 보였던 변형과 왜곡이 한층 심화돼 화면이 더 단순화 되었다는 평가다.
색채도 청색 계통이 자주 등장하면서 화면이 강렬한 인상을 풍기기 시작했다.
이른바 야수파적인 그림세계가 이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추광' '항구' '피카델리 풍경' ' 과수원' 등이 이 시기 대표작으로 작가자신의 색채이론에 따라 새롭게 창출한 작품들로 오지호만의 극히 단순화된 주관적 형태미를 보여주었다.

◇국한문 혼용주창 등 국어교육 관심
특히 그는 '국어 교육에 대한 중대한 오해'와 '알파베트 문명의 종언' 등의 글을 발표해 국문전용 어문정책을 비난하면서 국한문 혼용을 주창하는 국어교육에도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인상주의 토착화의 기수로 나서 민족미술교육의 선각자로 화려한 생을 살다간 서양화단의 거목 오지호 화백.
1922년 조선서화협회전이 한창이던 어느 날 한국 최초 여류화가 나혜석의 유학작품을 보고 '이것이 유화로구나! 새로운 그림이란게 이것이었구나! 이 강렬한 색채, 이 힘찬 필치!'하면서 감탄한 후 색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한국 양화의 큰 산맥을 그어놓았고 한국어문 교육의 일대 전기를 마련해 놓은 오지호는 유학시절부터 신 미술운동을 전개했다.
지방문화재 제6호로 지정된 오지호 초실은 이 지역에 서양화의 텃밭을 일군 곳이다.
이후 오지호는 광주에 정착하면서 1982년 타계하기 전까지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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