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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4일(금요일)

'이산(離散)의 꿈 The Dream of Diaspora'

설치작가 손봉채 열여섯번째 전시회
뿌리 내리지 못한 나무 그리고 이민자
2013. 06.29(토) 12:05확대축소

화순출신 손봉채 작가는 산과 들에서 뿌리채 뽑혀 도심 거리와 안마당 조경수로 살아가는 한국 소나무들을 빌어 삶을 찾아 도시로 부자나라로 떠도는 현대인을 형상화화한 손봉채 작가의 자신만의 작품인 ‘이주민’ 연작이 국제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화순출신 손봉채 작가의 활발한 작품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고 있다.

손 작가는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미술관에서 ‘이산(離散)의 꿈’을 주제로 열여섯번째 개인전을 열고 그만의 독특한 회화기법을 선보였다.

전시회의 이름인 이산의 꿈에서 이산은 조선시대 22대 왕 정조의 휘인 이산(李祘)이 아니라 헤어져 흩어진다는 뜻의 이산(離散)이다.

작가는 우연히 뿌리 채 옮겨 심어지는 조경수를 보면서 변방에서 뿌리내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민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산의 꿈에 전시된 작품들은 멀리 떨어져서 보면 평면회화같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마치 입체영상을 보는 듯이 여러 겹으로 보이는 입체회화다.

그의 그림은 캔버스나 화선지가 아니라 방탄유리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에 그려졌다. 그림이 그려진 0.2mm 두께의 방탄유리의 일종인 폴라카보네이트 다섯장을 겹쳐 놓고 LED 조명을 비춰 입체감을 만들어 낸다. 작가는 “평면작업이 아닌 평면의 원근법을 입체로 빼내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0.2mm 두께의 폴라카보네이트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쉽지 않다. 섬세하고 꼼꼼한 터치를 위해 여성이 아이라인을 그릴 때 사용하는 정도 굵기인 얇은 붓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작기간도 오래 걸린다.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하루 평균 10시간씩 작업을 해도 꼬박 2주 이상 걸린다.

다섯 장의 폴라카보네이트가 겹쳐지면서 입체감이 만들어진다. 짙고 연한 명함도 만들어진다. 형형색색의 LED조명이 비추면서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낸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방탄유리와 동양적인 느낌의 나무들이 어우러져 신비롭다.

하지만 어딘가 슬퍼 보인다. 구름 위에 부유하는 나무들은 신화 속에 나오는 것처럼 신비롭기는 하지만 이국타향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고군분투하는 이민자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슬프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수십 수백그루의 나무들은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양이 없다. 하지만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 곧게 뻗은 나무, 팔순의 노인처럼 구부정한 나무 등 저마다 다른 모습의 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를 만든다.

한자리에 모여 숲을 이룬 나무는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각기 다른 이유로 고향을 떠나 멀리 이국타향에서 힘들고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이민자들이 숲을 이루면서 서로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자 우리의 이웃으로 단단히 뿌리를 내린다.

‘빛을 담은 입체회화’에 몰두하는 손봉채 작가는 1997년 광주 비엔날레에서 거꾸로 페달이 돌아가는 자전거 207대를 전시장 천장에 매단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자전거 설치작품이 뿜어낸 굉음은 마치 권력에 옥죄어 사는 서민들의 신음을 연상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몇 년 전부터 몰두하고 있는 입체회화는 중학교 미술교과서에 새로운 회화기법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손봉채(Son BongChae)

<학력>
조선대 미술학부 조소과/뉴욕 프랫 석사
화순초등학교(60회) 출신









김성권 기자 mire5375@hanmail.net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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