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가을의 서정이다.

화순의 푸르름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만연산의 가을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절경을 드러내는 곳이다.

만연산에 오르면 화순군의 중심인 화순읍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만연산에서 내려다 본 화순읍은 숲속에 둥지를 튼 듯 편안해 보이며 구름의 바다에 잠긴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어둠을 지나 아침을 맞으며 구름의 바다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화순이 빛을 노래한다.

필자는 민족고유의 명절인 추석연휴을 보내며 모처럼 만연산 등산길에 올랐다. 새털처럼 떠다니는 파란 하늘에 만연산의 가을은 실감 난다.

광주 인근의 그리 알려지지 않는 화순의 만연산은 지난해 어머니의 산 무등산이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의 무돌길과도 연결돼 있어 전국 등산객들로부터 비상한 관심과 무등산 하면 만연산 오감길 무더운 한 여름에도 해발 668m인 만연산 중턱에 위치한 오감길은 또 다른 가을 정취에 빠져 들곤 한다.

만연산 오감길을 찾는 등산객들은 당연히 거쳐 가야 하는 필수 코스로 부각되고 있다.

선정암 입구쪽으로 들어서면 편백나무와 소나무로 만든 우드칩이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내며 밝힌다. 우드칩에서 뿜어져 나오는 숲의 향기에 코끝이 아리다. 가끔 만나는 산다람쥐도 반갑다. 재잘거리는 산새들의 소리는 또다른 정겨움으로 다가온다. 양쪽에 늘어선 소나무 솔향은 온몸을 포근히 감싸며 건강한 숲의 나무들이 반갑다며 잎을 스치며 노래 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만연산이 전국 등산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각종 언론매체에 무등산이 소개되면서 화순의 자랑인 철쭉 군락지가 전국 유명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화순에 꽃피는 봄이오면, 너릿재를 넘어 화순 초입에 들어서면 공기부터가 다르다. 도로 좌우로는 연분홍의 자운영과 빨간색으로 물든 철쭉이 공룡 등 다양한 형태를 갖추고 반긴다.

만연산으로 들어선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철쭉의 군락지 화순에 이런곳이 있었나 하고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도로를 따라 양쪽으로 만연산 정산까지 철쭉 등 각양각색의 아름드리 꽃들로 가득찬걸 한눈에 볼 수 있다.

만연산 큰재는 수십만그루의 철쭉이 고운자태를 뽐내는 화순의 자랑거리 중의 한 곳이다. 큰재 팔각정에는 참샘으로 이어지는 길은 하늘을 뚫을 듯 곧게 뻗은 편백나무가 눈길을 끈다.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는 몸과 마음을 맑게 한다 주변에는 맥문동과 옥잠화, 꽃무릇 등의 야생화가 계절에 따라 고운 자태를 뽐내면서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화순군이 지난 2002년부터 무등산 자락과 연결된 만연산을 관광명소로 개발하기 위해 꽃길을 조성한 덕에 주말이면 전국에서 찾아온 상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 이곳 만연산은 사계절 그윽한 숲의 향기속에 낭만과 건강이 살아있는 훌륭한 체험거리다.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만연산의 추억을 뒤로 한 채 내려오면서 허기가 전해왔다. 다음번에 만연산을 찾을땐 또 다른 감동이 전해지길 빌어본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