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단절된 것 같다. 사방이 산이다. 산이 이중 삼중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한가운데 봉하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일부러 찾지 않는다면 마을이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의 산골오지마을이다. 마을로 들어서면 온 몸 가득 자연이 느껴진다.

봉하마을은 청소마을, 상수락마을, 하수락마을, 봉학동마을, 하곡마을 등 5개 자연마을 통칭해 부르는 이름으로 가구수를 모두 합해도 20여호에 불과한 작고 아담한 마을이다. 하지만 산촌휴양마을로 탈바꿈하면서 자연을 느끼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사계절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가까이에서 마을을 감싸고 있는 수락산(413.5m)의 무지개계곡에는 마고할매폭포, 무지개폭포, 3단폭포 등 크고 작은 폭포가 사시사철 시원한 물줄기를 떨어트리며 위용을 자랑한다. 봉하마을의 자랑이다. 수량도 풍부해 한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진다. 폭포 주변은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첩첩산중에 있는 듯 하다. 비 온 뒤의 폭포는 특히 장관이다.

마고할매는 달 밝은 밤이면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하고 올라간다는 신선으로 마고선(麻姑仙)으로도 불린다. 무지개계곡 가장 위쪽의 폭포가 마고할매폭포, 일명 수락폭포다. 무지개폭포는 평상시는 작은 물줄기만을 흘리다가 비가 오면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굵은 물줄기를 쏟아낸다. 높이도 30여m에 달한다.


그리 가파르지 않은 수락산 곳곳에는 마고할매와 천불천탑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운주사와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천불천탑을 쌓기 위해 치마폭에 돌을 싸고 운주사로 향하던 마고할미가 닭이 우는 소리에 놀라 넘어지면서 떨어뜨렸다는 바위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고할매가 사용했던 머리빗과 지팡이 모양의 바위와 함께 마고할매가 넘어지면서 손을 짚으면서 남겼다는 마고할매손바닥바위도 있다.


봉하마을에서는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봄에는 산나물캐기, 여름에는 물놀이와 함께 고추며 옥수수 등의 농산물따기 체험이 진행된다. 마을 앞을 흐르는 개울과 수락산 폭포에서의 물놀이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즐거워하는 인기있는 체험 중의 하나다.

가을에는 마을의 특산물인 단감과 대봉감을 따고, 겨울에는 마을주민들이 직접 심고 가꾼 콩으로 메주며 청국장을 만들고 눈썰매도 탈 수 있어 사계절 내내 찾아도 지루하지 않다.


마을 중앙에 위치한 체험장에 들어서면 넓은 마당이 시선을 잡는다. 넓은 마당에서는 투호, 널뛰기, 굴렁쇠 굴리기 등 다양한 놀이가 펼쳐진다. 밤에는 바비큐 파티와 캠프파이어도 즐길 수 있다.

어둠이 마을을 감싼 한밤, 마당 한가운데 평상에 누우면 하늘 가득 크고 작은 별들이 손에 잡힐 듯 눈에 들어온다. 자연과 하나 된 느낌이다. 눈 덮인 겨울의 봉하마을은 또 다른 볼거리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