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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8일(수요일)

"친환경 웰빙 달걀로 건강 챙기세요"

9년전 귀농한 김진환 심경아 젊은 잉꼬 부부
춘양 향상농장 운영·연 억대 매출 고소득 올려
2016. 03.27(일) 21:42확대축소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춘양면 향상농장


버스가 다니는 도로를 벗어나 마주하는 산을 바라보며 한참을 달리다보니 조용한 산자락에서 닭들의 요란한 합창소리가 울려 펴진다. 산기슭을 따라 이리저리 뛰노는 닭들의 움직임이 활기차다.

화순에서 귀농 9년차를 맞아 2천여마리의 닭을 키우면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젊은 부부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김진환(47)·심경아(46)씨 부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남편인 김씨와 부인인 심씨는 ‘흙 사람들’ 자연란을 생산 판매하는 동물복지 향상농장으로 유명하다.
이 부부는 향상농장에서는 2천여마리의 닭을 자식 삼아 애지중지 키우며 친환경 건강한 웰빙 달걀을 생산, 판매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억대 연봉 포기하고 귀농
서울토박이인 김진환씨는 30대 중반에 화순으로 귀농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직장인으로서의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능력을 인정받으며 젊은 나이에 직장인으로서는 부족하지 않다싶은 자리에까지 올랐지만 허무했다.

그때 문득 지독하게 가난했던 시절의 꿈이 생각났다, 버림받은 아이들을 데려다가 키우겠다는 꿈.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렸으니 앞으로는 주변을 돌아보며 하고 싶은 일,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하며 살고 싶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자연과 벗 삼으며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하여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귀농을 결심했다.

▲반대했던 아내·든든한 지원군
아내 심경아씨의 반응은 당연히 "NO!"였다. 30대 중반도 안되는 나이에 억대연봉을 받으며 모든 것이 풍족한 도시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낯선 시골살이를 하자는 남편이 이해되지 않았다.

곧 중학교에 입학할 아이들의 진로문제도 걱정됐다. 하지만 남편의 귀농의지를 꺽지 못하면서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귀농시기를 늦추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남편 김진환씨의 마음은 이미 시골로 향해 있었고, 2년여간 ‘쉼’만을 계속하는 남편을 보며 더 이상 도시에서의 삶은 의미가 없겠다 싶어 귀농시기를 앞당겼다.

심경아씨는 “아이들 고교 졸업 후로 귀농시기를 늦춘 후 남편이 세계적 기업에 입사했는데 2달 만에 사표를 던지는 남편을 보면서 ‘내가졌구나’ 생각했다”며 “당시 가지고 있던 것들을 포기하는 것이 아까웠지만 지금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복한 닭·건강한 알
김진환씨는 귀농을 구체화하면서 직거래와 연중 생산이 가능한 품목이 무엇인지를 놓고 고민했다. 대농위주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직거래를 통해 고객들과 꾸준히 소통할 수 있는 품목을 찾았다.

고민 끝에 찾아낸 품목은 달걀. 다양한 농축산물을 꾸러미형식으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었기에 그 매개체로서 연중 생산·판매가 가능한 달걀을 선택했다.

가격이 조금 있더라도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보다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를 타겟으로 삼고 동물복지농장을 계획했다. 행복한 닭이 낳은 건강한 알을 보다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해서다.

▲처음 온 화순·한눈에 반해
화순에 정착한 것은 운명이었다. 귀농을 결심하고 적당한 귀농지를 물색하며 전국을 다니다가 화순을 알게 됐다.

생전 처음 와본 화순. 하지만 광주에서 너릿재를 넘어 화순으로 들어서는 순간 “이곳이다” 싶었다. 도시와 가까워 문화생활이 가능하고, 시골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 그렇게 부부는 화순군 춘양면 월평리 작은 산기슭에 터를 잡았다.

▲모두가 행복한 동물복지농장

부부의 농장은 무항생제·동물복지인증 농장이다. 향상농장의 닭들은 항생제나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사료가 아니라 황토와 버섯배지, 쌀겨, 구운화석, 왕겨, 토착미생물 등으로 만든 황토발효사료를 먹는다.

항생제도 맞지 않는다.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받으며 자유롭게 자란 동물들이 생산한 농축산물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생태습관과 가장 가까운 환경에서 닭들을 키워 건강한 달걀을 생산토록 한다.

동물복지는 생태 습성에 맞는 사육 환경을 만들고 고통을 최소화해 키우는 정책으로 영국 왕립 동물학대방지협회가 정한 배고픔과 갈증으로부터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정상적인 활동을 할 자유,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 등 ‘동물 복지를 위한 5대 자유 원칙’을 지켜나가는 축산 방법이다.

▲품질에 대한 신뢰·단골로 이어져
지금은 1천여명의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연간 2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처음 몇 해는 판로를 찾지 못해 힘들었다.

생산된 달걀을 버릴 수는 없어서 주변 이곳저곳에 나눠줬다. 그러다가 스스로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해 어느 순간부터 팔지 못한 달걀을 깨트리기 시작했다. 버려지는 달걀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면 반드시 소비자가 알아줄 것이라 믿었다. 믿음은 적중했다.

향상농장의 달걀은 그 흔한 홈페이지나 블러그 조차 없지만 한번 맛을 본 고객들을 통해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 각지로 팔려나가고 있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 ‘현수’

부부에게는 연년생으로 카이스트와 전남대에 재학 중인 지수, 태수 외에 가슴으로 낳은 아이 현수가 있다.

현수는 김진환씨가 지독하게 가난하던 시절, 버림받은 아이를 보살피겠다는 꿈의 실천이다. 화순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잡으면서 부부는 2년에 한명씩 버림받은 아이를 입양해 키우기로 했고 현수를 데려왔다.

하지만 입양 후 알게 된 현수의 장애로 인해 지금은 계획을 조금 늦췄다. 현재 7살이지만 18개월 아이의 지능을 가진 현수이지만 부부는 현수를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돌보고 있다. “아들이니까...”

부부는 현수가 점점더 나아져서 계획했던 꿈을 이룰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를 위해 농장의 축사와 관리사 등을 부부의 힘만으로 지었듯이 농장 한켠에 방6개짜리 집을 짓고 있다.

농산물 가공시설을 손수 지으며 10년 안에 연매출 20억원 규모의 농장을 꾸리겠다는 계획도 차곡차곡 실현시키고 있다. 지역농민들과 공동체를 구성해 각자가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며 부농의 꿈을 이루며 행복하게 웃고 싶은 것이 부부의 바램이다.

▲춘양면 향상농장 훍사람들 자연란 김진환(010-9264-7157)

김진환씨의 부인 심경아씨와 가슴으로 낳은 아들 현수의 다정한 모습.

산란 중인 닭들. 부화시키면 병아리가 나온다.

축사에서 자유롭게 먹이를 먹는 닭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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