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총선 후보자 등록이 마감됐다.

오는 31일부터 13일간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그 전까지는 예비후보자에게 허용된 문자메시지 등 방법으로만 자신을 홍보할 수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각 당은 후보등록 직전까지 공천을 놓고 심한 내홍을 겪었다.

여야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공천은커녕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계파 갈등의 구태를 여지없이 이번에도 보여 줬다.

이를 바라보는 대부분 국민들이 감정은 비슷할 것으로 여겨진다.

여야를 막론하고 계파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온갖 변칙과 편법, 속임수, 무원칙이 뒤범벅을 이룬 ‘꼼수 공천’으로 전락한 결과다.

이쯤 되면 가히 역대 최악의 공천이라 해도 할 말이 없어 보인다.

먼저 새누리당의 ‘공천 학살’과 더불어민주당의 친노(親盧) 배제로 시끄럽더니 이젠 공천 심사나 경선으로 기껏 걸러낸 후보를 다시 살려 주거나 다른 지역구로 빼돌리는 돌려막기식 ‘재활용 공천’이 횡행한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공천은 한마디로 '비박'을 솎아 내고 '친박·진박'을 구하기 위한 정치행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무성 대표의 살생부 실언,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 김 대표의 최고위 소집 거부까지 온갖 잡음과 계파 갈등을 노출했다.

특히 유승민 의원의 공천 배제를 위한 공천관리위원회의 시간 끌기와 '폭탄 돌리기' 행태는 낯부끄러울 정도로 저급했다.

유 의원은 결국 떠밀리 듯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다.

이외에도 여당은 한때 특정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는 황당한 편법도 불사하려 했고, 제1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셀프 공천’과 당무 거부로 막판까지 요동쳤다.

두 당의 공천 과정을 살벌한 패권정치라며 싸잡아 매도하던 국민의당은 공천 불복으로 최고위원회의가 난장판이 되고 급기야는 김종현 선거관리위원장이 사퇴하는 홍역을 겪었다.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공천 전권을 장악하며 그 나름대로 친노 패권주의 청산의 성과를 거두었으나 '셀프 공천'으로 불거진 비례대표 공천 갈등을 통해 잠복한 문제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말았다.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며 창당한 국민의당도 폭력이 난무하는 등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치신인들의 새 얼굴도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시민들의 현역 교체 열망과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결국 상향식 공천을 위한 안심번호 여론조사가 민심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

차기 선거에서는 여론조사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민심과 당심(黨心)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꼼수 공천’을 거쳐 국회에 진출하는 인물은 국민보다 공천장을 준 권력자에게 충성하느라 국민의 정치 혐오증만 키울 게 뻔하다.

백해무익한 꼼수 정치가 더 이상 이 땅에서 활개치지 못하게 하려면 유권자의 자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번 총선은 후보가 누구인지, 정강과 공약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투표하는 ‘깜감이 선거’가 되기 십상이나 그럴수록 유권자가 냉철해져야 한다.

어느 후보가 권력에 줄서는 아첨꾼이고, 어느 후보가 민생과 복지를 향상시킬 공복인지 가려낼 혜안을 갖추기 위해 후보의 정치행적과 성향, 공약 등을 열심히 공부하고 나서 투표하는 게 유권자들의 의무다.

이제 남은 것은 유권자들의 엄정한 심판뿐이다.

여야의 공천이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하다못해 최악 아니면 차악이라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 정치의 한계이자 숙명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각 당과 후보자들의 공약을 면밀히 살펴보고 진위를 가려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과 흑색선전보다는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정책선거가 되도록 유권자들이 옥석을 가려야 한다.





김성권 편집국장 ksg57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