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리더십 전문가 존 맥스웰(John Maxwell)은 리더마다 수준이 있으며, 제일 높은 수준의 리더를 ‘인품을 갖춘 리더’라고 설명한다.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지위들이 존재하는데, 이 지위를 가지고 리더십을 행사하는 리더는 가장 하급의 리더이고, 최고의 리더는 지위와 관계없이 그가 갖춘 인품 때문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어떤 국가나 조직에서 리더의 인품은 그 국가나 조직의 신뢰를 좌우한다.

최근 모 정당의 모 국회의원이 경찰을 ‘미친개’라 표현하여 큰 파문이 일었고, 그 파문은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은 국가의 리더급에 있는 사람이다. 고위급의 리더가 단 1명의 경찰관에게 ‘미친개’라 하여도 말의 품격이 사라지고 그 사람의 인품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경찰 전체를 미친개라 말하는 것은 도가 지나친 표현이고, 리더의 품격을 사라지게 하는 언급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우듯이 우리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언행을 보고 성장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 사회의 리더급 인사들의 저급하고 거친 말들은 자라나는 청소년의 교육측면에서 보자면 참으로 우려되는 모습들이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심리학과의 하비(Harvey) 교수가 세계 여러 나라의 문학 작품을 무작위로 뽑아 작품 속에서 사람을 분별하고 비판하는 단어의 사용빈도를 조사하여 도표화 했다. 그 결과 비판적인 어휘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을수록 그 사회의 폭력 사건도 비례해서 많았다.

하비 교수의 연구결과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의 모습을 보라. 비판적이고 폭력적인 말은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품격 있고 평화적인 말은 평화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게 십상이다. 이런 면에서 이 사회 리더급 인사들의 품격 있는 말과 행동을 촉구하고 싶다.

국가의 가장 기본 임무는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국방’과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치안’이다. 우리나라의 15만 경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을 유지하는데 헌신하는 분들이다. 그분들은 모 국회의원의 미친개 발언에 많은 굴욕감과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심심한 위로를 드리고 싶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경찰은 정치에 철저히 중립적이어야 한다. 권력자의 입맛에 따라 움직여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민주주의에 의한 권력의 가변성이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정치 후진국과 우리나라가 다른 점이다.

이런 연유로 경찰은 권력자가 아니라 바람직한 국가관으로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고, 권력자의 저급한 의도가 아니라 법과 정의에 따라 법집행을 하여야 한다. 이 원칙을 벗어나서 개인의 영달을 위해 권력자에게 무조건 충성하고, 법과 정의를 벗어나서 행동하면 그때부터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만절필동(萬折必東)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 말은 강물이 일만 번을 꺾여 굽이쳐 흐르더라도 반드시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 원래 뜻대로 되거나 충신의 절개는 꺾을 수 없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순자(荀子)》의 〈유좌(宥坐)〉 편에 실린 공자(孔子)의 말에서 비롯된 고사성어이다.

동쪽으로 흐르는 황허(黃河)를 바라보고 있는 공자에게 제자인 자공(子貢)이 그 까닭을 물었다. 이에 공자는 물의 특성을 덕(德)·의(義)·도(道)·용(勇)·법(法)·정(正)·찰(察)·선(善)에 비유하고 "일만 번이나 꺾여 흐르지만 반드시 동쪽으로 흘러가니 의지가 있는 것과 같다(化其萬折必東, 似志)"고 설명하면서 군자가 큰물을 볼 때 반드시 살펴야 할 점이라고 일렀다.

황허(黃河)의 강줄기는 굴곡이 심하지만 서고동저(西高東低)인 중국 지형의 특성상 반드시 동쪽으로 흘러가는 것을 군자의 의지나 절개로 풀이한 것이다. 여기서 유래하여 만절필동은 어떤 일이 곡절을 겪게 되더라도 결국은 원래 뜻대로 됨을 비유하거나 충신의 절개를 꺾을 수 없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경찰은 만절필동의 의지와 절개를 지키고, 이 사회의 리더들은 품격 있는 말과 행동을 하기를 촉구한다. 일부 정치인들이 거칠고 저급한 언어를 써서 국민들의 시선을 잡아보겠다는 속셈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국민들은 자신의 리더를 뽑을 때는 자신들의 이해관계도 있지만 리더의 품격을 보는 것이다.

선거철이 돌아오는데 어떤 사람이 지지하는 리더가 자신의 이해관계에도 맞고, 품격도 갖추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이해관계에만 맞고 품격이 없는 사람을 리더로 세우면 그의 저급한 말과 행동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리더를 뽑을 때는 자신의 이해관계보다 리더의 품격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지 않겠는가.

김병진대표는 화순읍 출신으로 화순초등학교(60회), 화순중학교, 화순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대학원/경영학석사" 졸업 (現) 에듀맥스 대표이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창회 이사를 엮임하고 있으며, (현)경찰대학 외래교수로 자기개발 교육부에 있어서는 스타강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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