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사이 태풍이 몇 차례 스치고 지나간 다음부터는 이른 아침, 저녁에는 제법 쌀쌀한 날씨가 우리의 옷깃을 여미게 만들며, 추위를 잘 타는 사람들은 가디건 같은 겉옷을 챙겨 다니기도 한다. 이맘때부터는 서민들은 겨우살이 걱정으로 주름살이 늘어나는 시기 이기도 하다.

쌀쌀한 날씨에 화순탄광 이야기를 하려 하니, 문뜩 고마운 광부들의 모습이 스치고 지나간다.

또 서민의 겨우살이에 큰 도움을 주는 연탄이 생각나면서, 눈발이라도 날리는 날이면 가까운 지인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목로주점 둥그런 연탄난로 불 적쇠 판 위에 곱창 구워 소주 한잔 생각나며, 현재 연탄 가격은 2019년 기준 얼마일까? 생각이 든다.

왜냐면 며칠 전 가까운 지인이 연탄은행장(?)을 하는데, 사랑의 성금을 내라는 무언의 압박 고지서(?)를 보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산업통상자원부는 무연탄 및 연탄의 최고판매가격 지정에 관한 고시를 통해 최근 3년간 매년 인상해 온 국내산 석탄과 연탄 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혔던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올해 정부 고시 가격이 석탄(4급 기준)은 t당 18만6천540원, 연탄(공장도가격 기준)은 1장당 639원으로 지난해와 같다.”라는 것을 역시 서민을 위한 정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오래전 60년대 후반 무렵부터 중소도시 서민의 난방은 연탄이었으며, 도심의 변두리나 시골은 화목으로 난방을 하였으며, 우리 집도 연탄을 사용해 난방을 했던 것 같다, 좀 큰 집으로 연탄 때는 방이 예닐곱 개로 겨울 한 철 지내려면 근 천여 장의 연탄을 드려야 하는데, 연탄 드리는 날이면 온 식구들은 비상이 걸리는 날로 큰 차로 연탄을 싣고 오면, 연탄 집 아저씨를 도와 도로에서 집에까지 손수레를 작업을 도와주어야 했던 시절이 기억난다.

여유가 없었던 자취생이나, 그날 벌어서 먹고사는 노동자의 경우 동내 어귀 구멍가게에서 낱개로 판매한 연탄 중앙 구멍에 새끼줄을 넣어서 들고 가던 추억의 모습도 그려진다.

또, 그 시절에는 연탄가스 중독사고 자주 생겨 집에는 필수적으로 동치미를 담았으며, 동치미 국물이 특효약으로 대우(?)받던 시절도 있었다.

우리의 전통적인 온돌을 활용해 화목식 부엌에서 요리와 난방 등을 모두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편리한 연탄(煉炭)이 보급된다, 요리나 난방용으로 손쉽게 사용되기 때문에 대중화된다.
그러나 또 다른 문명은 우리의 온돌문화와 적응하면서 엄청난 수업료를 지불 하여야 했다.

일명 일산화탄소(一酸化炭素, carbon monoxide)중독으로 연탄이 탈 때 만들어지는 유독성 가스로 주로 일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어. 불완전 연소가 되면 발생한다.

그로 인해 일가족이 변을 당하기도 하고, 또 다른 경우 일산화탄소 중독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생하는 예도 봤다.

우리의 주거문화가 온돌 방바닥을 직접으로 덥히는 과정으로, 온돌 특징상 바닥 틈새가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연탄가스에 중독되는 경우가 잦았다. 보편적으로 매년 늦가을 무렵이면, 집 전체를 겨우살이 준비에 돌입하는데, 방바닥을 손질하고 틈새를 진흙으로 막고, 다시 도배하고 온종일 난리가 난다. 그렇게 단속해도 꼭 연중행사로 꼭 사고가 났던 기억이 난다.



연탄의 또 다른 이름은 ‘구멍탄’으로 구멍이 뚫려 있다 하여 그렇게 불렀다.

‘구공탄’으로 불렀던 것은 구멍의 발음이 변화 과정에서 구공탄으로 불리었다는 이야기와 옛 연탄의 구멍이 19개에서 ‘십구구멍탄’으로 불리다는 소리의 어감이 거북스러워 구공탄으로 불렀다고 한다.

현재는 19개의 구멍의 연탄을 사라지고 현재는 22개, 25개의 구멍의 연탄이 생산되고 있다.
연탄의 구멍 수에도 과학이 숨겨져 있다.

연탄구멍의 숫자가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연탄구멍은 공기 순환을 도와 연탄에 불이 잘 붙도록 만들고, 연소효율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며, 연탄구멍의 숫자는 지역, 석탄의 품질, 연탄제조 기술 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난방과 음식을 조리할 때 화력을 높이기 위해 구멍 숫자를 일부러 늘렸다고 하며, 화순광업소에서 생산된 무연탄(無煙炭)은 흑연 함량이 높아 불이 잘 붙지 않았다.

연탄의 점화온도는 600도 정도로, 다른 지역의 연탄보다 약 100여 도가 높아서 연탄의 품질에서 차이가 나서 연탄구멍의 숫자를 늘렸다고 한다.

가정 난방용으로 쓰일 때 겨울에 1~3개 정도를 매일 소모한다. 새로운 연탄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새 연탄을 다 타가는 연탄 위에 올려놓는다. 불이 붙는 데는 30분 정도 소모되며 이때 많은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며, 연탄을 대기 중에 노출하여 연소시킬 경우 완전히 연소하는 시간은 약 8시간 정도이다.

무연탄의 경우 자원의 고갈로 원료 채탄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과거에 채탄비용으로 인하여 중단되었던 광산들을 개발하는 문제 또한 지역민들의 반발로 인하여 많은 갈등이 발생 되어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며, 현재 장성과 화순, 도계 광업소에서 생산 중이나, 점차 품질이 저하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수입 무연탄의 경우, 기름 성분이 많아서 국내 석탄과의 배합과정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하여 일정 비율 이상 섞을 수가 없고, 중국을 거쳐 수입되던 북한산 무연탄의 경우 높은 품질임에도 국제적 기류에 봉착되어 수입이 제한되고 있다.

연탄은 스스로 태워 우리에게 이로운 일을 하고 연탄재를 남긴다.

붉은빛이 도는 흰색이며, 원래 연탄보다는 아주 가벼워지기는 하나 연탄 형태를 그대로 갖추고 있는 딱딱한 덩어리로, 부피를 많이 차지해서 내버리기에도 힘들어 고지대에서는 집 문 옆에 쌓아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눈이 오거나 해서 길이 미끄러울 때는 아주 유익하게 골목길에 깨어 깔기도 했다.

문뜩 안도현 시인에 연탄에 관한 시가 생각난다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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