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의 정기와 상서로운 기운을 받은 화순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있다.

화순의 인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들의 역사 속 발자취를 쫓아가본다.

광주에서 태어난 정율성은 1917년 당시 나이 4세 때 가족을 따라 화순군 능주면 관영리로 이사를 했다.


이후 능주면 관영리에 살면서 7세 되던 1922년 4월 1일, 화순 능주공립보통학교 (지금의 능주초등학교)에 입학해 1년여 동안 다니게 된다.

화순 능주초등학교는 어린 정율성에게 음악적 재능의 씨앗을 심어준 곳이었다.

정율성은 능주초등학교 옆 신청(神廳-관기들에게 춤과 노래를 가르쳐주는 관청)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를 들으며 유년시절 음악성과 감수성을 키우며 자랐다.

그도 그럴 것이 능주는 서편제가 태동했던 곳으로 당시‘능주소리’는 서편제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보성 소리’의 모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능주는 명실상부 풍류의 고장, 음악의 고장으로 정율성의 음악적 천재성과 음악 혼은 어린시절 능주에서 싹틔워졌던 것이었다.

정율성은 10세 때 다시 광주로 옮겨가 숭일소학교를 졸업하고 1933년 그의 나이 19세 때 독립운동을 하던 가문의 영향을 받아 형들을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전사로 활동하게 된다.

항일운동을 하는 한편, 상해에서 외국인에게 성악을 배운 후 1937년 프랑스에서 작곡공부를 했다.

이후 정율성은 중국에서 62세로 생을 마치기까지 14억 중국인들이 추앙하는 화순 출신의 중국 혁명음악의 대부가 되었다.

중국인들의 아리랑인 모리화, 중국인민해방군가인 팔로군 행진곡, 연안송 등 총 360여곡을 작곡했으며, 정율성의 음악은 1990년 북경 아시안게임 개막을 알리는 곡이었고, 2000년 6ㆍ15공동 선언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첫 만남 때 연주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열었던 곡이었으며, 중국의 역사적인 순간에 연주된 대부분의 노래가 화순이 키운 '중국 3대 혁명 음악가' 정율성이 작곡한 곡이었다.

정율성은 2014년 7월 방한한 시진핑 주석이 거론할 정도로 중국 내 유명한 인물로 평가받으며 현재까지 중국과 한국, 우의를 통한 양국의 문화적 교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손에 총을 들고 한 손에 악보를 들고 투쟁했던 정율성, 그는 항일독립운동가이자 국가의 자존과 민족의 얼을 찾는데 힘쓴 화순이 키운 위대한 선구자로 기억되고 있다.

이제는 그의 음악적 혼을 이어받은 화순의 미래 꿈나무들이 정율성의 음악 세계를 널리 알리고 있다.

정율성 벽화 사진- 능주초등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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