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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8일(토요일)

치유의 문학 수필이 있는 이야기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
<隨筆> 임미리
2020. 03.20(금) 16:11확대축소
<隨筆> 임미리


모처럼 하늘이 맑은 날이다. 봄이 창문을 열고 들어오는 착각이 드는데 카톡이 날아든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우리의 봄을 도둑맞았다는 친구의 하소연이 적혀있다.

나는 도둑맞은 우리의 봄을 찾아오라는 답장을 보낸다. 하지만 봄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 주변에 성큼 다가와 있었지만 마음을 설레는 일조차 죄스러운 날의 연속이다.

끝이 보일 듯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우리나라는 잘 이겨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침이라도 하게 되면 마음이 왜소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겨울이 가고 따스한 봄날이 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봄이 더 늦어지는 것은 아닐까? 이 봄이 없이 여름이 오는 것은 아닐까? 괜스레 마음만 두서없이 시끄러워지는 것이다.

따스한 봄날이 오면 코로나19도 사그라들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의 마음에도 봄이 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에 모두들 조금씩 지쳐가는 것 같지만 오매불망 기다리다 보면 무슨 일이 있어도 봄날은 찾아올 것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또 하루를 견뎌낸다.

오매불망 기다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오매불망(寤寐不忘)’은 자나 깨나 잊을 수 가 없다는 뜻으로, 보통 그리운 대상을 간절히 기다릴 때 쓰는 표현이다. 그리운 대상이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살다 보니, 사계절의 시작인 따스한 ‘봄’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유년시절에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은 엄마였던 것 같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기형도 시인의 「엄마 걱정」이란 시처럼 나는 늘 엄마를 기다렸던 것 같다.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변할 수 없는 단어는 엄마인 것 같다. 유년시절의 내 엄마보다 더 많은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엄마는 엄마다.



이제는 내가 엄마가 되어 자녀를 기다리는 일이 많아졌다. 정호승 시인은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라고 말했지만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고, 언제나 집에 들어오나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소식이 없는 자녀들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모든 일을 견디는 일이라고 하지만 견디는 일이 힘들어지는 것은 사람인지라 어쩔 수가 없다.

늘 이렇게 곁에 있어 주어 고맙다는 친구가 보내준 답장을 보며, 이렇게 있는 일에 대해 이렇게 글을 쓰는 일에 대해 한 두 줄 쓰며 마무리하는 일에 대해 생각해본다. 오매불망 글만 생각하며 보낸 시절이 있었다.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도 오로지 글에 대한 것만 생각하고 오매불망 매달리며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날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터무니없는 오만불손한 생각이었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해하지 않는 대가에 대한 벌로 오매불망 책 감옥에 갇혀 있다. 200페이지 책 한 권을 만드는데 3m 나무 한 그루를 베어야 하고 A4용지 1,000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30년 자란 나무 한 그루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나는 얼마나 많은 나무속에 갇힌 것인지 모르겠다. 위리안치(圍籬安置)가 따로 없다.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 두서없는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다는 뜻이니 얼마나 좋은 단어인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는 대상 하나 있으면 그래도 살만하지 않겠는가? 사람이어도 좋고 책이어도 좋고 운동이어도 좋고 다른 그 무엇이어도 좋으리라.

지금 이 순간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 그대는 가졌는가? 이 봄이 가기 전에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도하며 오매불망 따스한 봄날에 취해보는 단꿈을 꾸어보시게나. 내일쯤 꽃바람이 불어오겠지. 오매불망 소중한 것들에 대해 감사할 일이다.


- 隨筆약력 -
․ 화순초등학교 60회
․ 2008년「현대수필」 등단
․ 2008년「열린시학」 등단
․ 저서 시집『물고기자리』,『엄마의 재봉틀』
․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박사과정 수료
․ 현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전담강사
․ 현대수필문인회원


화순일보 mire53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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