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3.30(목) 20:55
전체기사 정치 지방자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체육
2023년 4월 2일(일요일)

치유의 문학 수필이 있는 이야기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
<隨筆> 임미리
2020. 03.20(금) 16:11확대축소
<隨筆> 임미리


모처럼 하늘이 맑은 날이다. 봄이 창문을 열고 들어오는 착각이 드는데 카톡이 날아든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우리의 봄을 도둑맞았다는 친구의 하소연이 적혀있다.

나는 도둑맞은 우리의 봄을 찾아오라는 답장을 보낸다. 하지만 봄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 주변에 성큼 다가와 있었지만 마음을 설레는 일조차 죄스러운 날의 연속이다.

끝이 보일 듯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우리나라는 잘 이겨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침이라도 하게 되면 마음이 왜소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겨울이 가고 따스한 봄날이 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봄이 더 늦어지는 것은 아닐까? 이 봄이 없이 여름이 오는 것은 아닐까? 괜스레 마음만 두서없이 시끄러워지는 것이다.

따스한 봄날이 오면 코로나19도 사그라들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의 마음에도 봄이 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에 모두들 조금씩 지쳐가는 것 같지만 오매불망 기다리다 보면 무슨 일이 있어도 봄날은 찾아올 것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또 하루를 견뎌낸다.

오매불망 기다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오매불망(寤寐不忘)’은 자나 깨나 잊을 수 가 없다는 뜻으로, 보통 그리운 대상을 간절히 기다릴 때 쓰는 표현이다. 그리운 대상이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살다 보니, 사계절의 시작인 따스한 ‘봄’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유년시절에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은 엄마였던 것 같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기형도 시인의 「엄마 걱정」이란 시처럼 나는 늘 엄마를 기다렸던 것 같다.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변할 수 없는 단어는 엄마인 것 같다. 유년시절의 내 엄마보다 더 많은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엄마는 엄마다.



이제는 내가 엄마가 되어 자녀를 기다리는 일이 많아졌다. 정호승 시인은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라고 말했지만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고, 언제나 집에 들어오나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소식이 없는 자녀들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모든 일을 견디는 일이라고 하지만 견디는 일이 힘들어지는 것은 사람인지라 어쩔 수가 없다.

늘 이렇게 곁에 있어 주어 고맙다는 친구가 보내준 답장을 보며, 이렇게 있는 일에 대해 이렇게 글을 쓰는 일에 대해 한 두 줄 쓰며 마무리하는 일에 대해 생각해본다. 오매불망 글만 생각하며 보낸 시절이 있었다.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도 오로지 글에 대한 것만 생각하고 오매불망 매달리며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날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터무니없는 오만불손한 생각이었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해하지 않는 대가에 대한 벌로 오매불망 책 감옥에 갇혀 있다. 200페이지 책 한 권을 만드는데 3m 나무 한 그루를 베어야 하고 A4용지 1,000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30년 자란 나무 한 그루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나는 얼마나 많은 나무속에 갇힌 것인지 모르겠다. 위리안치(圍籬安置)가 따로 없다.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 두서없는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다는 뜻이니 얼마나 좋은 단어인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는 대상 하나 있으면 그래도 살만하지 않겠는가? 사람이어도 좋고 책이어도 좋고 운동이어도 좋고 다른 그 무엇이어도 좋으리라.

지금 이 순간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 그대는 가졌는가? 이 봄이 가기 전에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도하며 오매불망 따스한 봄날에 취해보는 단꿈을 꾸어보시게나. 내일쯤 꽃바람이 불어오겠지. 오매불망 소중한 것들에 대해 감사할 일이다.


- 隨筆약력 -
․ 화순초등학교 60회
․ 2008년「현대수필」 등단
․ 2008년「열린시학」 등단
․ 저서 시집『물고기자리』,『엄마의 재봉틀』
․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박사과정 수료
․ 현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전담강사
․ 현대수필문인회원


화순일보 mire5375@hanmail.net
SNS 기사 내보내기 :
문학산책 주요기사
치유의 문학 수필이 있는 이야기치유의 문학 수필이 있는 이야기
치유의 문학 수필이 있는 이야기치유의 문학 수필이 있는 이야기
치유의 문학 수필이 있는 이야기치유의 문학 수필이 있는 이야기
치유의 문학 수필이 있는 이야기치유의 문학 수필이 있는 이야기
치유의 문학 수필이 있는 이야기치유의 문학 수필이 있는 이야기
조합장 선거 현역 강세…조준성 조합장 "재…
8일 '전국동시조합장선거'…화순 8개 조합…
구복규 화순군수, 신임 이장과의 군정발전 …
화순 삼천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화순군의회, 고인돌 축제 사업 현장 방문
'2023 화순 고인돌 축제' 40여일 앞…
화순군, 8643억원 예산안 편성 '역대 …
화순군, 2023년 전략 작물 직불제 신청…
화순군, 과수분야 생산비 절감 농기계 지원…
화순군, 복싱 메카로 '우뚝'
핫 이슈
구복규 화순군수 당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구복규 후보가 민선 8기 화순군수에 …
민주당 화순군수 후보 구복규 확정…
구복규 전남도의회 부의장이 더불어민주당 화순군수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
김영록 지사, “화순, K-바이오…
전라남도가 대한민국 유일의 백신특구가 있는 힐링과 치유의 고장이자, 전남 중…
화순군, 공모사업·국비 동시에 ‘…
화순군(군수 구충곤)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공모사업과 국고 예산을 확보…
화순군, 80억 규모 ‘도시재생 …
화순군(군수 구충곤)이 국토교통부 주관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선정돼 화순…
화순군, 재난기본소득 지급 추진……
화순 전 군민에게 1인당 2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계획이다. …
간결한 터치 오방색 작품 그려 ‘…
작가노트 나는 언제나 바람을 좋아하고 바람에 담긴 중의적 의미를 사랑한…
강순팔 “현장에서 답을 찾는 목민…
강순팔 화순군의회 의원이 오는 6.1지방선거에 화순군수 출마를 선언했다. …
화순사람들
화순군검도회 재능기부 ‘훈훈’
화순군검도회(회장 주종광)가 장래가 유망한 경찰관 지망생을 대상으로 무료(재…
로타리 3710지구 남면 찾아가는…
국제로타리 3710지구 초아의 봉사단은 지난 22일 남면 사평초등학교 모후관…
화순어린이 축구교실 ‘인기’
화순군이 꿈나무 양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 축구교실’이 인기를 얻고 있…
정보마당
화순소방서, ‘119다매체 신고서…
화순소방서(서장 김기석)는 각종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음성통화 …
능주119, 위험요인 제거신고 "…
화순…
심폐소생술 경연 참가하세요
화순소방서(서장 박병주)는 오는 4월 5일 오후 2시 화순소방서 2층 심폐…
교육
더 큰 ‘명문 사립고’ 능주고등학…
‘최고의 학생, 최고의 실력, 최고의 선생님’들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화순 능…
“인성·직업교육으로 창의적 인재육…
◇전남기술과학고등학교는? 화순 만연산 자락에 자리잡은 전남기술과학고등학…
도곡초 사제동행 1박 2일 힐링 …
도곡초등학교(교장 한길승)는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사제동행 1박 2일 …
문화/체육 주요기사
6월 군민 무료영화 상영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도입해야”…
국보・보물 간직한 화순 …
“정암과 학포 지란지교 산책”
"墨…自然에 醉하다“
" '사랑한다'는 말 아끼지 마세요"

Copyright ⓒ . 제호 : 화순일보. 청소년보호정책 mire5375@hanmail.net for more information

발행인: 박은희 편집인: 김성권청소년보호담당 : 김혜련등록번호 : 전남 아 00131 등록일자 : 2010년 10월 22일
주소 : 전남 화순군 화순읍 동헌길 22-2 (훈리 52-3) 제보 및 광고문의 : 061)375-5375(代) FAX : 061)375-6375
모든 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의 사전허가 없이는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