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심한 비염을 앓았다. 온갖 방법을 다 찾아 치료에 나섰지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작두콩을 알게 됐고, 작두콩을 꾸준히 먹은 아이는 거짓말처럼 비염이 나았다.

이후 작두콩의 매력에 빠져 작두콩을 심는 농부가 됐고, 작두콩 전도사가 됐다. 화순 춘양면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개천골농원 안정훈 대표 이야기다.

< 잘 나가는 사업가에서 농부로>

안정훈 대표는 잘 나가는 샐러리맨이었고 사업가였다. 삼성과 대우 등에서 근무했고 광섬유생산공장도 운영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비염으로 고생하는 아이가 그의 인생을 바꿔 놨다.

작두콩을 심는 농부가 되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는 컸다. FTA 등으로 인해 갈수록 농업・농촌이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인데다 당시는 ‘작두콩’이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있었다. 아이의 비염을 말끔하게 낫게 한 작두콩이 힐링을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춘 농촌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적중했다.

< 하늘이 준 최고의 보물 작두콩>

작두콩은 우리나라 토종 전통식물로 고려시대 왕실에서만 약재나 식품으로 사용하던 왕실작물이다. 하지만 조선시대 이후 고려말살정책으로 인해 재배가 금지되면서 모습을 감췄다.

콩 중에서 가장 큰 콩으로 ‘임금콩’, ‘장군콩’, ‘칼콩’으로도 불리며 길이가 20-30cm, 콩알의 크기만도 2-3cm에 달한다. 비타민A와 C가 풍부하고 특히 비타민B는 일반콩의 4-5배가 들어 있다고 알려졌다.

작두콩은 20여년전 일본 도쿠시마 대학 약학부의 무라카미 구다로 교수가 ‘작두콩은 염증이 있는 모든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작두콩을 이용한 건강법이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그 바람이 우리나라에까지 불어온 것이다. 우리나라에 알려진지는 10여년 남짓됐다.

일부 예찬론자들은 ‘작두콩은 하늘이 사람의 병을 고치기 위해 준 최고의 보물 가운데 하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다양한 효능을 지녔다는 의미다.

<더불어 잘 살아야 한다>

안정훈 대표는 현재 1만 39,600㎡여 면적에서 작두콩을 재배하고 있다. 2006년부터 심기시작했으니 올해로 10년이 됐다.

시장을 넓히기 위해 20만㎡ 정도로 재배면적을 확대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작두콩의 효능으로 인해 갈수록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규모화는 필수라는 생각에서다.

안 대표는 "모두가 더불어 잘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주변 농가에 작두콩 재배를 권유한 이유다. 직접 몸으로 부대끼며 힘들게 배우고 익힌 재배기술도 아낌없이 전해준다.

판로확보를 위해 마을기업을 만들고 규모화를 위해 재배농가들과 함께 농업회사법인 '개천골농원'도 만들었다. 다양한 제품 생산을 위해 가공공장도 지었다.

개천골농원의 작두콩차는 녹차볶는 기계를 사용해 볶기 때문에 향이 진하고 깊고 진한 맛이 우러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농약을 먹을 수는…친환경 고집>

개천골농원에서 생산되는 작두콩차와 환, 분말 등 모든 제품은 무농약 인증을 받은 작두콩만으로 만들어진다. "농약을 먹을 수는 없다"는 안정환 대표의 고집때문이다.

안 대표는 “농부의 작품인 농작물은 양심적이어야 한다”며 “내가 내 작물을 인정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그만큼 자신있다는 말이다.

'철저하게 소비자의 입장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소신은 '개천골농원의 제품은 믿을 수 있다'는 신뢰로 이어지면서 화순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